기술자 공백에 경영 비용도 커져
업계, 기업 경영 악화 우려
한전이 배전공사 기술자 교육 기간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기간이 늘어나면 기술자 공백 기간이 길어질뿐더러 급여를 지급해야 하는 업체에 경영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오는 2024년부터 배전공사 기초인력 교육과정을 변경할 예정이다.
한전이 검토 중인 안에 따르면 ▲가공배전 교육 ▲무정전 교육 ▲지중배전 양성교육의 교육 기간이 모두 늘어날 전망이다. 배전전공은 현행 10일에서 30일로, 무정전 전공은 현행 5일에서 20일로 늘어나며 지중배전 전공은 현행 10일에서 20일로 늘어날 예정이다. 배전 활선교육만 현행 20일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가공배전 1단계 교육 기간은 현행 10일에서 30일이 되며, 2단계는 25일에서 40일이 된다.
한전은 몇 년 전부터 기술자 선진화 방안으로 인력 교육과정의 수정을 검토해왔는데 2024년부터 이를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을 접한 전기공사업체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 전기공사업체 대표는 “업체들은 대체로 반대하는 분위기”라며 “교육 기간이 길어질수록 업체 부담은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이 발주하는 공사를 수주하려면 한전의 전공 자격을 갖춘 인력을 보유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 몇 년 사이 업체 수는 급증한 반면 기술자 수는 크게 변하지 않으면서 기술자 희귀 현상이 심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자격 취득 조건이 까다로워지면 결국 업계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력을 구하기 힘든 문제와 별개로, 교육과정이 길어질수록 업체가 부담해야 하는 기술자 공백 기간과 경영 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전기공사업체 대표는 “기술자들도 한전 자격증을 따면 몸값이 올라간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업체에 교육을 보내달라고 하는데, 인력 공백이 생기는 데다 이 과정에서 비용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기술자가 자격을 취득하도록 교육을 보내면 업체는 그 기간 동안 일할 사람이 없어지니 손해가 된다. 업체 대부분이 영세한 업계 특성상 인력 1명의 공백이 아쉬운 상황이다.
투자해야 하는 비용도 만만찮다. 교육을 받으려면 해당 교육기관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교육비는 국가 지원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한들 그 외 교통비 등의 경비를 지원해줘야 한다.
해당 직원이 교육을 받는 동안 급여 처리 문제도 간단치 않다.
한 업체 대표는 “무급으로 교육을 가려는 직원은 많지 않다. 업체는 기술자가 필요하므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유급으로 교육을 보낼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서 자격증을 따오고 계속 회사에서 일하면 좋겠지만 그렇지만은 않다”며 “몸값이 높아진 것을 알고는 곧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경영부담뿐 아니라 보다 근본적으로 인력 이슈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업계에 기술인력이 부족한데 기술자가 될 수 있는 진입장벽이 더 높아진 셈이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동안 배출되는 기술자가 더 줄어들면 결국 업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취득 기간이 2배 정도 늘어나는 셈인데, 같은 기간 100명 배출하던 인력이 50명으로 줄어드는 셈”이라며 “인력 수급이 더 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 전기신문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197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