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작업자의 안전을 이유로 도입한 스마트 스틱공법에 대한 본격 시행이 채 두 달도 남지 않았지만 이와 관련된 세부 시공방법이나 표준품셈이 확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를 직접 시공해본 전기공사기업도 전무한 상황이어서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이 아니냐는 지적이 높다.
발주처인 한전은 내년 1월부터 스마트 스틱공법을 본격 운영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를 사용할 배전협력기업들은 현장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한전이 스마트 스틱공법 선도(先導) 협력회사로 선정한 15개 기업 대다수가 이 장비를 활용해 시공을 해본 경험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발주처와 관련기업 간의 온도차가 확연한 상황이다.
관련업계는 스마트 스틱공법이 현장에서 활성화되려면 장비 구입과 작업자 교육 등 제반여건이 갖춰져야 하고, 실제 현장 적용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파악해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스마트 스틱공법 본격 시행을 유보하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또 해당 공법이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도입된 만큼 한전의 정책 추진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너무 촉박하게 적용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전기공사협회(회장 류재선)는 8일 스마트 스틱공법 선도 협력회사 간담회를 개최하고 회원사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A 선도 협력회사 관계자는 “스마트 스틱 배포가 약 일주일 전에 이뤄졌기 때문에 아직 현장에 적응해보지 못한 상황”이라며 “선도 협력회사가 과연 올해 내에 이 공법을 이용해 몇 건이나 시공을 해볼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 다른 B사 관계자는 “전주 절분압축이나 변압기 분기고리압축 작업 시 해당 전주가 활선인지, 사선인지 등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배전협력기업이 공법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사 관계자도 “스마트 스틱공법에 대한 교육을 받고 온 직원들도 아직까지 손에 익지 않아 시공시간이 몇 배는 걸릴 것 같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참석자들은 기계화 공간확장 활선공법에 대한 품셈 재실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2015년 실사를 통해 잠정품만 마련된 상태이므로 현실적인 적정 공사비 계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전은 12월 28일 장비 보유 여부를 실사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직접활선공법 폐지는 전기공사업계가 간절히 원했던 정책이며 이에 대한 대안인 스마트 스틱공법 도입을 내년 전면 시행하겠다는 것은 이미 지난 7월부터 공지했던 부분”이라며 “한전은 각종 시연회와 설명회, 협력기업 직원 교육은 물론이고 장비 무상 임대까지 스마트 스틱공법 도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해명했다.
한편 스마트 스틱공법은 한전이 지난해 감전사고 우려가 큰 직접활선공법을 전면 폐지하면서 대안으로 등장했다. 이 공법은 절연스틱이라는 기다린 막대기를 활용해 전력선을 직접 만지지 않고 시공하는 게 핵심이다. 한전은 올 3월부터 6월까지 전국 4개 사업소에서 스마트 스틱공법을 시범 운영했으며 지난 10월에는 본부별로 1곳씩 15개 선도 협력회사를 선정했다. 선도 협력회사는 한전으로부터 스마트 스틱 2세트를 무상으로 임대받은 상태다.
<원문출처 : 전기신문 http://www.electimes.com/article.php?aid=1510184754149783013 >
작성 : 2017년 11월 09일(목) 08:45 / 게시 : 2017년 11월 10일(금) 08:28
진시현 기자 jinsh@electimes.com